이슬람의 가르침에서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한 국가 내에서 개인의 위치와 기능은 무엇인가?

현대 세계와 동시대의 사고체계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개인이 그 삶과 행동의 진정한 주체가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현대적 사고체계에 의하면, 개인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내려오는 전통에 의존하여 거기에 억매이게 된다. 집단 태도가 규범이 되어 공동 생활의 기존 규범을 바꿀 수 없어, 개인들은 수동적으로 사회에 복종하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마침내 현대에 이르러 개인들은 이런 속박에서 벗어나 개인의 개성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에 이르기 까지는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나 독립이 없었다. 이런 개인주의적 사상이 세계의 일부 문화나 지역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모든 종교, 사상이나 모든 사회에 획일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 이슬람 하나님(God) 체계의 기본 교리인 타우히드 관점에서 무제한의 개인주의 설정은 불가능하다. 인간이 도덕적 가치에 대한 수용 없이 마음대로 하며 또한 도덕적 기준 없이 반항적이 되든지, 아니면 하나님에 의존해서 그 명령에 순종하는 하나님의 종이 되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복종하는 종이 됨으로써, 사람들은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를 온전히 지킬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의 종은 하나님에만 종속되어야 한다. 세속적 소유, 또는 개인을 비참하게 만들며 정신을 마비시키는 타락한 전통, 인간의 이성을 속박하는 사회적 관계에 종속되면 안되며, 또한 이기적 이득의 탐구, 도덕성을 파괴하는 더 많은 물질에 대한 탐욕, 논리와 이성보다 권력의 추구, 또는 질투, 증오, 성적 충동에의 노예 같은 비도덕적 행위에 빠지면 안 된다. 무슬림은 하루에 30-40 번씩 기도한다. “주여, 우리는 주만 경배하오며, 주에서만 구원을 구합니다.”(성 꾸란 1:4) 이런 기도로 사람들은 자유와 개인을 속박하는 사슬을 풀고, 하나님의 충분하고 무한한 권능에서 안식을 찾는다. 이렇게 하나님에 의지하여 안식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이상적 인간상을 구현했다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슬람은 개인들이 하나님 이외에는 자유롭고 독립적이기를 바라는 한편, 원칙적으로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가족, 사회, 국가 또한 모든 인류의 구성원이 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 사회적 존재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는 유기체와 같아, 한 부분은 다른 부분과 연결되어 서로 돕고 있는 것이다.

이런 통합성은 개인을 억압적 힘으로부터 보호하고 그 욕구를 이루게 하며, 개인적 사회적 성장을 도와 주는 “온실”이라고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것은 개인적으로 쉽게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이 바로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의견을 달리 하는 부분이다. 절대적 자유의 옹호자들은 개인의 전통적 속박에서의 해방이라는 명목으로, 숨어 납치하려는 폭력에 대한 방비 없이 개인을 홀로 “사막”에 내버려 두는 것과 같다. 그런 사람들은 독재자나 사회적 억압 속에서, 개인 중시라는 명목으로 자유와 명예를 모두 잃어 이런 개인주의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왔다.

나는 여기에서 이슬람은 다른 종교나 종교조직과는 달리, 개인의 정신적 완성ㆍ종교 의식ㆍ기도ㆍ헌신ㆍ명상 등의 형이상학적 요소로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 대한 강조와는 별도로, 이슬람에서는 인간의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법적 삶에 대한 규칙을 규정하며, 사람들을 무법으로부터 보호하고 규칙 준수에 따른 영원한 보상을 약속한다. 종교를 단지 신앙과 개별적 종교의식으로만 국한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의지와 허락에 반하여 종교를 구획화하여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실천할 일, 원칙, 실천 시기/방식에 대해 망설이게 될 수 있어, 그런 구획화는 일종의 정신적 혼란까지 초래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사람들이 그 들 앞에 놓여진 장애물 때문에 종교의 원칙을 자유롭게 지킬 수 없다면, 신앙과 양심의 자유가 거부된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다.

이슬람에서 사도들은, 삶의 원칙을 전해주어 신자들을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하나님에 의해 보내졌다. 선지자의 말씀에 따르면 이 세상과 내세는 서로 보완적이며,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은 서로 연결된다. 기도, 탄원, 하나님에 대한 경배, 마음과 정신의 삶, 사회와 정부의 문제 등 이 모든 것은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이외에도 모든 무슬림은 자기자신의 권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더욱이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무슬림 세계, 특집호, 2005년 7월, 95권 3호, 325-471쪽]